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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지난 11월 18일 공개한 ‘제미나이 3’로 드디어 ‘오픈AI’를 넘어섰다는 평가가 나오기 시작했다. 구글은 그 증거로 각종 벤치마크 성적을 내세웠다. 내용은 화려하다. 대부분 항목에서 ‘오픈AI’를 넘어서는 것은 물론, 역대 최고 점수를 기록했습니다. ‘순다르 피차이(Sundar Pichai)’구글 CEO와 ‘데미스 허사바스(Demis Hassabis)’ 딥마인드(DeepMind) CEO도 “역대 최고의 모델”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물론, 이전에도 세계 최고의 모델을 자처하거나 벤치마크에서 새로운 1위를 차지했다는 모델은 많았다. 그러나, 이번에는 분위기가 좀 다르다. 전문가들도 역대 최고라는 수식어를 단순한 홍보용 멘트로만 보지 않고 있다.
이처럼 2022년 11월 30일 ‘오픈AI’의 챗GPT 출시 이후 3년 만에 ‘인공지능(AI) 대전’ 시대에 접어들었다. 빅테크(Big Tech) 기업을 넘어 주요 국가가 총력전에 나섰기 때문이다. ‘도널드 트럼프(Donald Trump)’ 미국 대통령이 지난 11월 24일 AI 주도권을 겨냥한 ‘제네시스 미션(Genesis Mission)’ 행정명령에 서명한 것은 상징적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원자폭탄을 개발한 ‘맨해튼 프로젝트(Manhattan Project)’에 비교하면서 1960년대 ‘아폴로 프로그램’ 이후 최대 규모의 국가 과학 자원 총동원을 선언했다. 이뿐만 아니라 챗GPT에 맞서 구글이 지난 11월 18일 공개한 ‘제미나이 3 프로’가 ‘오픈AI’의 새 모델 ‘GPT 5.1’보다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으며 파란을 일으켰다. 지난 11월 25일 뉴욕증권거래소에서는 ‘오픈AI’와 밀접한 엔비디아 및 AMD 주가가 급락하기도 했다. ‘제미나이 3’은 글로벌 AI 평가 사이트에서 벤치마크 점수 1,495점으로 1위를 기록했고, ‘GPT 5.1’은 4위에 그쳤다. 마이크로소프트(MS), 메타(Meta) 등도 AI 모델 개선을 가속화하고 있다.
이렇듯 각국은 AI 혁신의 주도권을 쥐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펼쳐 왔지만, 미국과 중국의 양강 구도는 갈수록 공고해지고 있다. 생성형 AI 경쟁에서 한발 늦은 한국은 이제 차세대 패권을 다툴 격전지인 ‘피지컬(Physical) AI’를 적극 공략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피지컬 AI는 로봇, 자율주행, 센서 등 AI가 물리적 환경과 결합해 현실 세계의 문제를 해결하는 기술이다. 생성형 AI 시장에서는 막대한 자본 투자와 기술을 앞세운 미국과 중국의 독주가 이어지고 있다. 글로벌 AI 성능 분석기관인 ‘아티피셜애널리시스(Artificial Analysis)’에 의하면 세계 20대 AI 모델 가운데 미국과 중국이 19개를 독식했다. 구글이 최근 ‘제미나이 3’를 선보여 챗GPT가 독주하던 판을 뒤집고, 중국의 딥시크(Deep Seek), 문샷AI(Moonshot AI) 등이 도전장을 던지는 등 그들만의 경쟁이 전개되고 있다.
한국이 생성형 AI에서 정면 승부를 펼치기에는 많이 어려워졌지만, 강점을 가진 제조업에 특화된 AI 기술에 집중하면 초기 단계인 ‘피지컬 AI’ 시장에선 해볼 만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전자, 자동차, 철강, 조선, 방산, 바이오 등 다양한 제조업 현장을 가진 한국은 ‘피지컬 AI’에 필요한 데이터를 충분히 쌓을 수 있다. ‘AI 중견국’들과의 전략적 동맹도 가능하다. 최근 과학기술정책연구원(STEPI)과 영국 앨런튜링연구소(Alan Turing Institute)는 공동 보고서를 발표하면서 “한국의 제조, 로봇 등 하드웨어와 영국의 소프트웨어 강점을 결합해 ‘피지컬 AI’의 활용 가능성을 모색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세계 1위 인공지능(AI) 반도체 기업 ‘엔비디아(NVIDIA)’가 지난 10월 31일 한국에 26만 장 이상의 최신 ‘그래픽처리장치(GPU │ Graphics Processing Units)’를 공급하며 ‘AI 동맹’을 맺은 것도 한국의 가능성을 높이 샀기 때문이다. 미국은 ‘피지컬 AI’ 원천 기술은 앞서지만 물리적으로 구현할 제조 기반은 부족하다. “이제는 ‘피지컬 AI’ 시대”라고 선언한 ‘젠슨 황(Jensen Huang │ 黃仁勳)’ 최고경영자(CEO)는 “한국은 소프트웨어, 제조업, AI 기술을 모두 가진 드문 나라”라고 평가했다.
이재명 대통령도 지난 11월 4일 국회 시정연설에서 “내년은 ‘AI 시대’를 열고 대한민국의 새로운 100년을 준비하는 역사적 출발점”이라며 “내년도 예산안은 바로 인공지능(AI) 시대를 여는 대한민국의 첫 번째 예산안”이라며 국회 처리에 대한 초당적 협력을 당부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박정희 대통령이 산업화의 고속도로를 깔고, 김대중 대통령이 정보화의 고속도로를 낸 것처럼, 이제는‘AI 시대’의 고속도로를 구축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구체적인 예산 편성 원칙으로는 “총지출을 올해 대비 8.1% 증가한 728조 원으로 편성한 가운데, ‘AI 3대 강국’ 도약을 위한 대전환에 10조 1,000억 원을 편성했다.”라며, “‘피지컬 AI’ 선도 국가 달성을 위해 집중 투자하겠다.”라고 강조한 바 있다. 이제는 막연하게 ‘AI 3강’이란 구호만 외칠 것이 아니라 가장 잘할 수 있는 분야에 힘을 모아 총력 경주할 필요가 있다.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을 추진하면서도 ‘차세대 전장’인 ‘피지컬 AI’ 분야에 대한 과감한 투자와 지원을 통해 미래 주도권을 잡아야만 한다. 지난 11월 20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정부는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 프로젝트 참여 정예팀으로 선정된 5개 컨소시엄(네이버클라우드, 업스테이지, SK텔레콤, NC AI, LG경영개발원 AI연구원 등 5개 정예팀의 AI 파운데이션 모델 성능을 내년 1월 15일까지 평가할 예정이다.
무엇보다 미국은 구글이 자체 AI 칩인 ‘텐서처리장치(TPU │ Tensor Processing Units)’를 개발했고, ‘메타(Meta)’도 자사 데이터센터에 구글 TPU 사용을 검토하고 있어 AI 칩 전쟁으로까지 확전됐다. 이런 경쟁에 힘입어 범용 인공지능(AGI) 시대도 2030년에서 더 앞당겨질 것이라는 분석에 힘이 실린다. 중국은 2023년 발표한 ‘AI+ 행동계획’에 따라 전방위 노력을 펼치는 중이고, 일본은 AI를 ‘국가 전략기술’로 지정해 집중적으로 지원하는 등 세계는 국가 경쟁력 확보에 사활을 걸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도 ‘AI 3대 강국’을 공약했지만, AI 분야를 선점하기 위한 세계적 흐름과 정부 기조 아래, 정부의 AI 관련 예산이 거대언어모델(LLM) 등 인프라와 대기업 중심 투자에 집중되고 있다. 올해 데이터 바우처 지원 경쟁률은 총 4,699건이나 공모에 접수 460건만 지원해 무려 10대1이 넘었으나 예산 부족으로 대다수가 지원 혜택을 받지 못했다. 특히 핵심 기반이 되는 데이터 산업 중요성에 비해 인식과 예산 지원이 조금 부족한 것 아닌가 생각한다. AI 3대 강국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데이터 산업 육성과 전 산업에 걸친 고품질 데이터의 안정적인 확보와 효과적 활용 지원이 핵심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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