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 "수급불안에 과감히 대응…긴급재정명령 활용할 수도"

이채봉 기자 / 기사승인 : 2026-03-31 17:4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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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급재정명령, 금융실명제 당시가 마지막…"관행 얽매이지 말아야"
"필요하면 법도 바꾸고 시행령도 바꿔야…비상입법으로 해결하겠다"
"종량제 봉투, 사재기 불필요…헛소문 퍼뜨리는 건 중대범죄

이재명 대통령이 31일 청와대에서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2026.3.31

[세계타임즈 = 이채봉 기자] 이재명 대통령은 31일 중동 전쟁으로 인한 에너지 수급 불안 우려와 관련해 "필요하면 헌법이 정한 긴급재정명령을 활용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주재한 국무회의에서 "대책을 고민할 때 통상적 절차에 계속 의지하는 경향이 있는데, 더 선제적이고 과감한 대응이 필요하다. 관행에 얽매이지 말고 필요하면 입법도 하고 우리가 가진 권한이나 역량을 최대치로 발휘하도록 해야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긴급재정명령은 헌법 76조에 규정된 대통령의 고유 권한이다. '내우·외환·천재·지변 또는 중대한 재정·경제상의 위기' 등으로 긴급한 조치가 필요하고 국회의 절차를 기다릴 만한 여유가 없을 때 대통령이 법률적 효력을 지닌 명령을 내릴 수 있게 한 제도다.다만 실제로 시행된 사례는 매우 드물며, 고(故) 김영삼 전 대통령이 금융실명제를 시행하면서 1993년에 발동한 것이 가장 최근 사례다.

이 대통령은 "'법 때문에 안 되는데 어떡하냐'고 하지 말고, 현재의 제도나 법령의 제한을 극복할 방안을 연구해야 한다"며 ""입법도 대체할 수 있는 긴급재정명령 제도가 헌법에 있지 않나"라고 재차 강조했다.그러면서 "필요하면 법도 바꾸고 시행령도 바꾸고 지침도 바꿀 수 있다. 법적으로 허용되는 행위는 관행에서 벗어나더라도 할 수 있다"며 "뭔가 걸리는 게 있으면 각 부처에서 끌어안고 고민하지 말고 국무회의로 가져오거나 대통령실로 가져오라. 비상 입법을 해서라도 해결하겠다"고 말했다.

동시에 이 대통령은 "정부 각 부처는 담당 품목의 동향을 일일 단위로 세밀하게 모니터링해달라"며 "요소수, 헬륨, 알루미늄 등 핵심 원자재 역시 전시물자에 준하는 수준으로 엄격히 관리해야 한다"고 당부했다.한편 이 대통령은 최근 종량제 봉투 수급 부족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는 것과 관련해 "최근 이를 두고 논란이 있는데, 실제로 보면 재고가 충분하다"며 "얼마든지 대응할 수 있는 일인데 지엽적인 일부 문제가 과장되고 있다는 생각"이라고 언급했다.

이 대통령은 "국가 전체적으로 보면 재고도 충분하고 원료도 있다"며 "특정 지자체가 준비 부족으로 문제가 생기면 인근 지자체와 협력해 해결할 수도 있는 일이다. 지방정부들에 대해 더 엄격하게 지도하고 관리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이어 "종량제 봉투는 영업을 위한 물품도 아니고, 생산원가가 5∼6원 정도인데 행정처리 비용 등 때문에 100∼200원을 받는 것이지 않나"라며 "생산원가가 오른다고 최종 판매가격이 영향을 받는 게 아니다. 사재기할 이유가 없다"고 설명했다.그러면서 "이를 두고 헛소문을 퍼뜨리는 사람이 있다. 악의가 있는 것"이라며 "부화뇌동을 하는 사람들이야 그렇다고 해도, 최초에 헛소문을 퍼뜨린 사람들을 찾아서 (처벌해야 하지 않나). 사회질서를 어지럽히는 행위이자 국가의 위기 극복을 방해하는 행위로 중대 범죄"라고 비판했다.

최근 온라인상에서 석유 90만 배럴이 울산에서 제3국을 거쳐 북한으로 유입됐을 가능성이 떠도는 것을 두고도 "베트남이 90만 배럴을 사 간 것인데, 북한으로 갔다고 악의적 헛소문을 퍼뜨리더라"며 "신속하게 수사해 누가 그런 짓을 하는지 밝혀 다시는 이런 짓을 못 하게 해야 한다"고 지시했다.이어 "가짜뉴스를 퍼뜨리는 것은 정말 있어서는 안될 일이다. 일종의 정치랍시고 하는 일일 텐데, 정치도 적당히 해야 한다"며 엄정 대응을 다시금 주문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31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6.3.31

李대통령, 檢개혁 후속조치에 "누락·충돌 가능성…세심하게 점검"

중수청·경찰·공수처 등 복잡…충돌 발생하면 엄청난 비난 쏟아질 것"
檢미제 급증 물으며 "심각한 지체 발생할수도…대대적 개혁, 쉽기야 하겠나"
윤호중 "중수청 인력확보 최선"…李대통령 "쉽지 않을 것 같아서 하는 얘기"

 

이재명 대통령은 31일 검찰개혁의 후속 법령 정비 작업과 관련해 "나중에 법조문들이 서로 충돌하거나 누락될 상황이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며 세심한 점검을 당부했다.이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주재한 국무회의에서 "우리가 수사·기소 분리를 하면서 검찰청의 수사 권한을 중대범죄수사청으로 다 옮기고, 그중에서 일부는 경찰의 전속 권한이 되거나 아니면 공수처 권한으로 (되는 등) 복잡하게 돼 있잖느냐"며 이같이 말했다.그러면서 "수사·기소 분리 입법이 형사소송법도 바꿔야 하고, 필요하면 형법도 바꿔야 하고 복잡하게 될 것"이라며 "그 사이에 누락되거나 충돌하거나 할 가능성이 상당하다"고 재차 언급했다.이어 총괄 기관이 어디인지 묻고는 "정말 세심하게 잘 점검해야 한다"며 "누락되거나 중복돼서 충돌이 발생하면 엄청난 비난이 쏟아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검찰청 폐지와 중수청·공소청 신설 등 대대적인 조직의 변화를 앞둔 혼란에 대해 우려를 드러내기도 했다.우선 구자현 검찰총장 직무대행(대검찰청 차장검사)을 향해 "일부 언론에 보니 검사 1인당 사건이 500건이 넘고 처리를 못 하고 있다는 얘기가 많던데, 실제 상황이 어떠냐"고 물었다.이에 구 대행은 "보도에 수치가 잘못된 부분은 없다"며 "요즘 한계치에 다다른 상황이라 인력 문제가 보강이 안 될 경우 많은 어려움이 예상된다"고 답했다.그러자 이 대통령은 "수사권 조정 문제로 의욕과 사기도 많이 떨어져 있어서 그럴 수 있다"며 "정말 혼란기이긴 하다"고 말했다.그러면서 "(10월 검찰청 폐지) 이후도 문제다. 중수청을 만들어 검찰 사건을 다 넘기게 되는데, 중수청이 시스템과 인력·조직을 다 갖추는 것도 금방 되는 일이 아니잖냐"며 "계류된 사건, 송치될 사건 정리하는 데에 심각한 지체 현상이 발생할 수도 있다"고 했다.이어 "대한민국 정부 수립 이래 첫 번째로 하는 대대적, 대규모 개혁이라서 그렇게 쉽기야 하겠느냐"고 언급했다또 "앞으로 마약이나 국제범죄, 금융범죄 등 복잡하고 어려운 건은 합동수사 형태로라도 계속 해야 할 것"이라며 "수사는 행안부와 공수처로 다 넘어오는 건데, 준비를 정말 잘해야 할 것 같다"고 당부했다.윤호중 행안부 장관이 "중수청에 충분한 인력을 확보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답하자 이 대통령은 "근데 쉽지 않을 것 같아서 하는 얘기"라고 지적했다.윤 장관이 다시 "검찰에서 좀 많이 보내주셔야 한다"고 하자 "그것도 진행 상황 등을 정리해서 따로 보고를 한번 해 달라"고 지시하기도 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31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 입장하고 있다. 2026.3.31

李대통령 "공정위 전속고발 극복…지방정부에 직접고발권 줘야"

전속고발권 개편 토론…李대통령 "고발권 독점은 '봐주기 권한'"

 

이재명 대통령은 31일 공정거래위원회가 가진 '전속고발권'과 관련해 "공정위가 권한을 독점하다 보니 사건을 덮어버릴 권한도 전적으로 공정위가 갖게 된다"며 "이를 극복해야 한다"고 말했다.이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주재한 국무회의에서 이 주제에 대한 국무위원 간 토론을 제안하며 이같이 언급했다.전속고발제는 공정거래법 관련 사건에 대해 공정위의 고발이 있는 경우에만 검찰이 공소제기를 할 수 있는 제도다.

이 대통령은 "오늘 결론을 내겠다는 것은 아니다"라고 전제하면서도 전속고발제 개선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분명한 의지를 드러냈다.이 대통령은 "공정위가 조사하고도 시간을 질질 끌다가 혐의가 없다고 덮어버릴 수 있는 것 아니냐"며 "결국 공정위가 권한을 독점하고 있다 보니 '봐주기 할 권한'까지 생긴 것"이라고 지적했다.

공정위에 특정 사안에 대해 고발해달라고 요청할 수 있는 '고발요청권'을 각 지자체에도 주는 방안이 대안으로 거론되고 있지만, 이 대통령은 이에 대해서도 한계가 뚜렷하다는 인식을 드러냈다.이 대통령은 "이를 왜 '요구권'으로 제한해야 하는 것인가. 약간 우회만 하는 것일 뿐 모든 고발은 반드시 공정위를 통해서만 해야 한다는 이념이 관철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그러면서 "지방정부를 너무 무시하지 말아야 한다. 제가 경험한 바로는 지방정부가 그렇게 엉터리로 막 하지 않는다"며 "(지방정부에) 직접 고발권을 주는 방향으로 검토해야 한다"고 밝혔다.한편 이날 회의에서 주병기 공정거래위원장은 지방정부가 아니더라도 일정 수 이상 국민이나 기업이 뜻을 모으면 공정거래법 위반 의혹 사건을 고발할 수 있게 전속고발권을 개편하는 방안을 보고했고, 이를 두고 국무위원들의 토론이 진행됐다.

정성호 법무부 장관은 "기본적인 개편 취지나 방향은 공감한다"면서도 "일정 수 이상의 국민에 고발권이 부여되면 고발권 남용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중대한 악성 범죄로만 (일반 국민의 고발권을) 제한하는 게 어떠냐"고 의견을 냈다.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은 "(기업 현장에서) 우려가 굉장히 많이 나오는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김 장관은 "예를 들어 경쟁사를 고발하는 데 이 제도를 활용하는 일이 있을 수도 있다"며 "제도를 설계할 때 기업들에게 또 다른 부담이 생기지 않도록 세심하게 했으면 좋겠고, 경제단체들과도 긴밀히 소통해줬으면 한다"고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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